치료이후 어느 정도 상태가 호전되었다고 생각했는데..........너무 방심을 했다.
정말 불안감이 참기 힘들정도로 유독 심각했던 날이 있었고, 스스로도 이대로 있어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그날은 조퇴를 한뒤 병원으로 바로 달려갔다.
워낙 상태가 심각했던지라 병원에 가서도 다소 횡설수설했는데 덕분에 매일 먹는 약이 1/3정도 늘었고, 더불어 매주 주사까지 맞게 되었다. 효과가 있었는지 다음날에는 왜 그렇게 상태가 안좋았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되었다. 그 이후로 안정적.....이었다면 좋았겠지.
부득이하게도 약의 효과는 일시적이었고 지난 주말에는 거의 하루를 공황상태로 지내며 휴일을 날려버렸다.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정작 중요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약으로 버텨봤자 상태가 호전되기는 커녕 악화일로를 걸을 뿐이라는 것을.
뭐, 문제의 근본이라면 역시 회사겠지.
이전에도 언급했던것 같지만 나는 10년넘게 전산직종에서 근무를 해왔고, 때문에 혼자, 혹은 몇사람밖에 없는 소수 인원으로 구성된 사무실에서 혼자 자기 할 작업만 꾸준히 하는게 보통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수많은 사람과 같은 사무실을 쓰면서 혼자가 아니라 수시로 고객이나 동료직원들과 부딫치며 일을 해야한다. 그리고 내 일이 늦어지면? 그만큼 다른 사람들 일도 늦어지는거지.
원체 사람 만나는걸 꺼려하고 혼자 있는걸 좋아하는 나에게 있어서는 여간 고역이 아니다.
스스로도 이 부분을 잘 알고 있었기에 회사와는 별개로 내가 할 수 있는 다른 일들을 찾으려했고, 이 일들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퇴사를 할 생각이었지만..........다소 힘든 상황을 겪을지라도 회사를 먼저 퇴사하고 내가 원하는 일에 집중하는게 더 좋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는 중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투잡을 준비한다는게 여간 힘든게 아니도하고.....는 핑계겠지. 사실 스스로도 서울로 상경하고나서 좀 게을러졌다고 생각하고, 그 떄문에 상황을 안일하게 본 면이 있다.
반성해야겠지. 새삼스레 느끼지만 타고난 성격은 어쩔수 없는것 같고, 직업도 거기에 맞춰가는게 맞는것 같다.
다른 사람도 참고버티니 나도 참고 버텨야한다는 생각으로 일하다가는 정말 골로 갈 수 있다. 지금의 내가 딱 그런 상황이니까.
다른 사람이 참고버틴다고 나도 참고 버틸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말자. 사람한테는 각자 타고난 부분이 있고 거기에 따라 버틸 수 있는 환경과 그렇지 않은 환경이 갈리니까.
일단 내 몸부터 추스려야할 상황이니 당초 계획했던 것 보다 퇴사를 앞당길 생각이다.
지금의 내 상태와 퇴사의사는 전해놓은 상태니 지금 상황에서는 길어봐야 1~2개월 정도 면 퇴사가 가능할 것 같다. 그냥 고용주와 고용자의 관계였다면 인수인계만 끝나면 퇴사하고 끝이었겠지만 가족회사다보니 마냥 그럴 수도 없는게 난감한 부분이다.
솔직히 상태를 밝히기도 난감했고 말이지. 상대방의 선의가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었다는걸 어떻게 말해야할지 참...........가능한 퇴사떄까지 이 부분은 덮고 가고 싶다.
지금은 퇴사준비와 함께 내 스스로 살아갈 길을 기르자. 준비한게 잘 되면 좋겠지만......잘 안되더라도 될대로 되겠지.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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