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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애니 이야기

츄브라 최종감상

by 고독한 밤 2010.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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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 브라 최종감상 - 속옷을 중심으로 한 사춘기 소녀들의 이야기

- 오마모리 히마리와 함께 이번 시즌 ZEXCS에서 제작한 두 작품 중 하나입니다.
사실 히마리의 경우에는 초반 퀄리티가 영 좋지 않아서 주춤한 면이 있는데, 츄브라의 경우에는 속옷이라는 주제를 직접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약간 거부감이 들어서 고민한 작품이기도했죠.

지나치게 노골적인걸 싫어한다든지 그런건아니고...........이미 노골적인 성의 상품화로 말아먹은 전례가 다수 있기때문입니다. 뭐, 카노콘처럼 성공적인 예시도 있습니다만, AIKa R-16이나 퀸즈블레이드 1기 같은 전례를 생각하면 결코 좋게 볼 수 없더군요.(사실 여성보다는 남성이 더 자주볼거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그리고 결과는......애매한 느낌? 사실 성교육이라는 측면에서는 이 작품을 높게 봅니다. 작중 언급되는 것 처럼 속옷이라는 주제가 겉으로 드러내기에는 꽤 민감한 주제기도하고, 속옷에 크게 신경쓸 필요가 없는 남성에 비해 여성의 경우에는 꽤나 신경을 써줘야하는 물건이니까요. 작중에서도 등장하지만 몸에 잘 맞는 브라를 착용해야하는 이유나 몸매 교정을 위한 속옷등 꽤나 많은 부분이 소개되기도 했죠.

다만 캐릭터성과 몇몇 전개가 좀 발목을 잡은 감이 있습니다. 사실 두 문제점 다 따로놓고보면 괜찮은 수준인데 둘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다보니 생각지못한 문제점이 나온 케이스. 그러니까 속옷이라는 주제로 가장 크게 활동하는건 주인공인 나유와 색기담당인 키요노의 2명인데 얘들도 결국 덜 자란 애들이라는 점이 생각 이상으로 발목을 잡았습니다.

나유의 경우에는 속옷에 대해 박식하지만 기본적으로 기능적인 부분만 생각하고 성적인 부분은 도외시, 반면 키요노는 패션의 범주에서 생각하지만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않죠. 그야말로 지식은 있는데 정신은 덜 성숙한 청소년들의 전형. 작중 등장인물들의 연령이 중1이라는걸 감안하면 이 부분을 제대로 잡아줄 요소가 필요한데 ZEXCS 덕분에 성교육적인 측면에서 보면 속옷을 제외한 부분은 좋은 평가를 주기가 힘듭니다.(당장 속옷동호회 고문인 미즈노 선생이 그리 본받을 어른이 아니죠)

뭐, 그래도 속옷에 대한 이야기로만 떡칠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꽤나 강점. 제작진도 속옷이나 성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걸 알았는지 의외로 작중 등장인물들의 대립이나 화해등의 요소가 풍부한 편입니다. 전반부에는 꽉막힌 모습을 보여주다 11화에서 관계 개선한 여선생도 있고, 1화에서 잠시 등장했다가 11화에서 병크 터트린 초등학교 교사라든지. 키요노와 나유가 친해지는 과정도 서로 다른 주장을 가진 이들의 대립에서 우정으로 발달해 나가는 점이 드라마측면에서는 꽤 생각 이상의 퀄리티를 내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높게 평가하는게 7, 9, 10화처럼 사춘기 소년소녀들의 심리를 다루었다는 점. 의외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평가하고 싶은 부분이더군요.(특히 7화에서 코마치의 적절한 어드바이스는 최고)

아쉬운 점이라면 작중 간혹 보이는 하루카의 백합의혹(....)이라든지 나유와 코마치등 남녀간의 연애문제가 생각 이상으로 부족했다는 것. 후자의 경우에는 1쿨이라는 화수로는 적절한 선까지 갔다고봅니다만 전반부의 경우에는 떡밥만 던지고 수거는 안한지라 상당히 아쉬운 부분 중 하나.

그리고 엔딩부분이 상당히 애매하다는 점도 걸림돌. 12화 도입부 부분에서는 나유의 전학과 동시에 난데없이 미즈노 선생의 집이 화재로 불타버리는 일이 발생했는데, 전 사실 이걸 이용해 미즈노 선생이 보호자가 되어 나유집에 얹혀사는 전개를 상상했습니다. 다른 작품에서도 전학가려는 캐릭터가 이런 반전으로 그대로 남아있는 등의 전개는 꽤나 쓰이는 방식이고, 잘만 이용했다면 미즈노 선생이나 케이고간의 연애문제도 한번에 해결할 수 있었을테니까요.

하지만, 정작 엔딩은 전학뒤 한참 시간이 지난 상태에서(아마 봄이라고 봅니다) 활동이 활발한 속옷동호회의 신입부원 모집에서 나유가 전학이라는 전개. 거기다 난데없이 미즈노 선생의 외모체인지등........이게 골치아픈 이유는 분위기가 엔딩 이전의 분위기가 그대로 엔딩까지 직결했다는 점.

엔딩 이전에는 나유의 전학이라는 갈등요소를 넣어서 작중 분위기를 가능한 다운시켜놓고, 그 뒤 어떻게 화해무드와 함께 여운을 남기는 전개를 보여줬습니다. 이 분위기를 ED에서 뒤집어줬어야했는데, 이 점을 실패하는 바람에 다소 어두운 분위기가 그대로 직결했어요. 작중 여러 갈등이나 난관이 등장하긴해도 기본적으로 밝은 분위기의 작품인만큼 이런 분위기는 좀 심히 발목잡는 부분이 아닐까 싶음.

뭐, 결과적으로는 평작 수준의 작품. 엔딩의 완성도가 좋았다면 평가가 더 올랐다고 생각합니다만 이미 나와버린건 어쩔 수 없죠. 사실 적당한 연령대의 청소년이 보기에는 딱 좋은 작품이라봅니다. 그런 점에서 제작진의 의도는 반쯤 성공한걸지도.

개인적으로는 ZEXCS는 이런 일상물을 만드는게 가장 좋다고봅니다. 왜 뜬금없이 이런말이 나오느냐면.........ZEXCS에서 동시에 방영을 시작한 오마모리 히마리가 있기때문. 제가 있어 ZEXCS는 시스프리를 제외하면 트라우마의 잔재라고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지뢰를 많이 밟아왔는데(그것도 하나같이 좋아하는 원작들) 개중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를 지적하자면 역시 연출과 작화 퀄리티입니다. ZEXCS 작품은 기본적으로 작화퀄리티가 일정 퀄리티를 절대 넘어서지않는데다 고질적인 병폐중 하나가 연출문제죠. 오마모리 히마리의 전투신 연출이 대표적인 예시이기도 하고, 그 병맛나는 전개와 전투신 퀄리티에 도중하차한 강각의 레기오스같은 케이스도 있습니다.

반면 츄브라는 소재의 특이성은 둘째치더라도 일상을 다루는 작품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없죠. 사실상 ZEXCS는 액션물에 치중하는 것 보다는 일상물을 다루는게 제작사로서는 더 도움이 되지않을까 싶습니다. 같은 저예산으로 승부를 볼거라면 그래도 가능성이 높은데 거는게 더 좋잖아요? 뭐, 어느쪽이든 트라우마 제조기로서는 활발할거라는게 문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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