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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 그림체는 좋아합니다만, 정작 게임은 별로 건드린적이........
- 여러가지 의미에서 복잡미묘한 작품.
일단 제가 캐산 원작을 몰랐기에 접하는데는 가장 거부감이 든 작품이기도 합니다.그럼에도 제가 이 작품을 챙겨본 이유는 이 작품의 주제의식과 그걸 표현해내는 방법이 꽤나 마음에 들었고, 제작진이 매드하우스였기때문.(정확히는 작품 분위기가 건그레이브와 닳아있어서지만) 그리고 기대는 잘 맞아떨어져 초반부터 후반까지 한결같은 분위기로 이야기를 자아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주제나 전개방식이 쉽게 받아들이기는 힘들어서 그렇지, 작품 자체로 보면 상당히 잘 만든 작품.
작품내내 각 캐릭터들이 멸망을 마주보고, 어떤 선택을 하는지, 그 심정이나 행동원리 자체가 상당히 잘 표현되어있습니다.
사실 멸망이라는 코드만 맞다면 정말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 중 하나죠. 그렇다고해서 전투장면이 꿀리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23화의 디오 VS 캐산. 단순한 액션이 아니라, 설령 서로간에 말은 없어도 행동 하나하나가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듯한 분위기였죠. 지금도 이 둘의 결투는 기억에 남습니다. 인간-혹은 인간사이즈의 무언가-과 인간의 결투라는 점에서 이렇게 기억에 남는 전투는 스크라이드 최종화 이후 정말 오랜만인 듯.
다만, 역시 문제는 최종화랄까요.....
사실 최종화를 본건 지난주였습니다. 개인적으로 23화의 디오와의 전투가 상당히 인상깊었던지라 24화에서 이뤄질 브라이킹 보스와의 전투와 루나와의 담판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지 기대했습니다만........;;;; 뭐라고 해야할까, 완결로는 나쁘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기대 이하인 느낌. 솔직히 좀 뜬금없다고 해야할까요. 덕분에 이걸 어떻게 평가해야하나 상당히 난감했습니다.
일단 이전부터 조짐은 있었지만 시작하자마자 전개되는 주변인물들의 사망. 사실 언젠가 이렇게 되리라는 것은 여러번 복선을 깔아놓았습니다만, 타이밍이 너무 안좋았습니다. 이 부분만 가지고도 한화는 충분히 채울 수 있었고, 사실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하려면 그래야했습니다.
거기다 이로 인해 캐산 전통의 최종보스이자, 이전까지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대던 브라이킹 보스와의 전투가 아주 짧고 밋밋하게 끝나버렸죠. 아니, 사실 짧은 것 자체는 별 문제가 안됩니다만.......제가 더블오 세컨드시즌 24화에 언급한 것처럼 밀도가 부족합니다.
디오조차도 한 수 접어줄 정도의 강함과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는 브라이킹 보스가 상대이고, 심지어 최종보스인만큼 최소 디오급의, 혹은 그 이상의 인상을 보여줘야하는데 그러기에는 너무 부족하달까요. 보통 보스전의 경우 오랜 시간을 들여 몰입도를 높이든지 짧지만 높은 밀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겨줘야하지만, 브라이킹 보스와의 대결은 어느쪽도 아니었습니다. 특히 서로간에 대화가 오가지 않았기에, 아니 정확히는 서로의 생각을 부딪치는 듯한 연출이 없었기에 더욱 허술하게 느꼈달까요. 이건 무슨 최종보스전이 아니라 그냥 상당히 강력한 잡병A에게 고전하며 이기는 주인공을 보는듯한 느낌. 그 정도로 디오와는 다르게 뭔가 서로를 느끼고 전하려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신 듄과의 전투때보다도 좀 떨어지는 느낌.
그 이후로 이어지는 루나와의 대화도 뭐랄까........너네 뭔 소리 하니?라는 느낌. 캐산의 주장과 그런 결론에 도달한 이유까지는 알 수 있겠지만 반면 어째서 그런 결론에 다다를 수 밖에 없었느냐와 그에 대한 과정 및 표현이 크게 부족하달까요. 심지어 엔딩은 반쯤 오픈엔딩.......;;;;;
덕분에 여러가지 면에서 아쉬움을 지울 수 없습니다. 작년에 블레스레이터 완결났을때와 비슷한 느낌이랄까요.(이쪽은 후반부를 더 말아먹긴했지만.....) 나쁜 완결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좋은 결과라고 보기도 힘든 상황. 전체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더욱 최종화가 아쉽게 느껴집니다. 최근들어 전반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다 엔딩에서 말아먹는 경우가 참 많기에 이런 걸 보면 참 만감이 교차합니다.(마리아 홀릭이 또 말이 많고, 더블오도 이 기로에 서있는 상태....)
솔직히 말하면 전 이 작품을 좋다, 안좋다고 평가하는걸 포기했습니다. 그만큼 최종화와 그 이전화들의 괴리감이 커서 함부로 평가하기가 힘듭니다. 엔딩을 보고 평가하려니 그 전화들이 밟히고, 그렇다고 이전화들을 중심으로 평가하려니 엔딩이 밟히고.......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단 한가지.
진지한 코드의 작품을 즐겨보시는 분이시라면 한번쯤 봐두셔도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 이 작품은 각 캐릭터의 감정묘사가 주제의식과 직결되는 작품이라 퀄리티도 높은 편.(심지어 엑스트라조차)
다만 암울하거나 진지한 작품을 싫어하시는 분은 다른 작품을 찾으시는게 좋겠죠.
이 작품을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블라스레이터만큼 썩은 물이 줄줄흐르면서 액션의 비중을 줄이고, 심리묘사를 대폭 늘인 상태. 그만큼 액션보다는 각 캐릭터의 내면심리와 갈등에 대한 묘사가 주를 이룹니다. 그 외 후루야씨의 연기를 보고싶으신 분들께도 추천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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