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미생활/에로게

장갑악귀 무라마사 클리어감상

by 고독한 밤 2010. 1. 2.
반응형

색기있는 그림은 잘그리면서 왜 H신을 못그릴까....ㅡㅡ;;




- 결산때도 언급했듯 클리어한 지는 꽤 되었는데 당시에는 포스팅할 겨를이 없어서........언젠가 한다고한게 결국 한 해를 넘겨버렸습니다.

여하튼 니트로 10주년 기념작품인데 개인적으로는 꽤 이례적인 작품이라고 봅니다. 한동안 우로부치가 슬럼프에 빠진 덕분에 한동안 니트로에서 신인 시나리오 라이터를 발굴하느라 땀을 뺐는데 이번에 그 결실을 보여줬으니까요.

아, 물론 완전 신인은 아닙니다. 이 작품의 시나리오 라이터인 나라하라 잇테츠(奈良原一鉄)는 진해마경 이후 발매한 게임인 刃鳴散らす부터 참가 경험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사실 니트로에 시나리오 라이터가 우로부치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런 평가를 내리는 것은 그야말로 우로부치의 부재를 커버할 수 있을만한 인물이 나타났다고 보기 때문.

이야기가 좀 다른 곳으로 빠지는데 우로부치 겐은 '사야의 노래'를 쓰고나서 한동안 슬럼프에 빠져 시나리오 라이터를 사퇴하고, 한동안은 니트로를 떠나있었죠. 좀 의외라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는데, 사실 데몬베인도 시나리오 라이터는 하가네야 진이었고, 우로부치는 시나리오 감수를 맡았습니다.

  • 작품성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 자체는 부정안하고 프로젝트 진행될때는 복귀했습니다만.

그 외에도 천사의 쌍권총이나 진해마경, 刃鳴散らす, 월광의 카르네바레, 스마가는 전부 (공식적으로는) 다른 시나리오 라이터입니다.(아, 다만 월광하고 스마가는 같은 시나리오 라이터) 덕분에 한동안 슬럼프에 빠져있다 결국 복귀한 것이 살육의 장고죠.

이 사이에 니트로는 한동안 우로부치를 대체할만한 시나리오 라이터를 발굴하느라 땀을 뺐는데,(개인적인 감각으로는 이 시기부터 기신비상 나올때까지 작품성이 좀 어중간했습니다. 특히 진해마경) 결과적으로 그 결실을 본게 이 작품이 아닌가 생각.





- 뭐, 뒷이야기는 이쯤하고 넘기고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여러가지 면에서 니트로다운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니트로 특유의 자사 작품 패러디도 빠지지 않을뿐더러, 월광같은 모에화도 없고, 스토리는 귀곡가나 사야의 노래에 버금갈 정도로 다크사이드.

이걸 우로부치가 쓴게 아니라는 소리를 들었을때는 정말 눈을 의심했습니다. 개그와 진지의 완급조절도 잘 된 것이 플레이내내 눈을 떼놓을 수가 없을 정도. 보통 우로부치 특유의 문체중 하나가 '사랑은 만고의 진리고 도덕따위 다 씹어버리며 어떤 비윤리적 행위도 용서하는 지고의 행위'라는 구성인데

  • 이렇게 써놓고보면 우습게 들리지만, 직접 게임해보고 되새겨보면 무섭습니다. 사랑이라는 흔한 주제에 특유의 문체가 얽히다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번 빠지면 자기도 모르게 감화되는 경우를 볼 수 있음.


무라마사의 경우에는 이 사랑이라는 부분을 적과 정의, 윤리라는 부분과 함께 적절이 꼬아대며 까는 맛이 일품. 이 작품의 주제를 축약하면


- 정의, 대의라는 것은 진정 옳은 것인가?

- 복수라는 것은 부당한 행위인가? 아니면 정당한 행위인가?

- 소중한 것을 위해 어떤 희생도 마지않는 행위가 옮은 것인가?

- 사랑 앞에서는 그 무엇도 정당화 될 수 있는 것인가?

-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해도 살인이라는 행위는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인가?



위 주제의 공통된 점이라면 어느쪽이든 '사랑'이 있고 '각각의 대의 혹은 정의'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정의라는 것도 일단 자신, 혹은 타인에 대한 사랑이 있어야 성립되는 것이고, 복수도 사랑이 없다면 성립할 수 없죠. 다섯번째 주제가 좀 미묘해보이는데, 사실 이것은 곱씹어보면 앞의 네가지 주제와 전부 부합되는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먹은게 바로 첫번째 주제. 작중 히로인이 어느 마을을 구하며 정의를 외치는 장면이 있는데 이때 한 소년이 히로인에게 감화됩니다. 이후, 이 마을은 전란에 휩싸이게 되는데 다른 사람이 다 피난가는 와중에 이 소년은 히로인의 '악을 용서하면 안된다.'라는 사상을 믿고 군대에 닥돌, 결과적으로 일가족 전원이 사망합니다.

최근에 정의의 헛점을 이야기하는 이야기는 많습니다만, 이 경우 겉으로는 옮다고 느껴지는 주장이 그대로 뒷통수를 때린지라 한동안 멍해있었죠. 정의, 대의적으로 평가했을때 히로인의 행위는 옮습니다만, 이것이 순진한 소년을 선동해 자신도 모르게 가해자가 되어버린거죠. 나중에 히로인이 아이덴티디 어택에 직격당해 무너지는 장면이 쩝니다.

또 하나의 주제인 복수. 니트로작품 아니랄까봐 엑스트라는 등장하는 족족 죽어나가고, 이때문에 복수하려는 이들도 등장합니다. 이 주제를 맡은 히로인은 복수는 정당하다고 믿고 있는데, 이쪽도 아이텐티디 어택에 떡실신. 다만 다른 점이라면 이쪽은 그래도 자신이 믿는 것 하나는 끝까지 밀고나간다는 점입니다만. 이 루트의 특징은 정말 누가 옳고 그른지 파악이 안된다는 점. 정당화 할 만한 이유는 하나도 없지만, 그렇다고 저게 잘못이라고 지적할 부분은 더욱 없습니다. 서로 때려죽여야할 번듯한 것이 발버둥칠 수록 가라앉는 늪을 보는 기분.

그리고 사랑을 위해 그 무엇도 희생가능한가.....라는 부분인데, 요새 이쪽을 다루는 내용은 찾아보면 간혹 등장하는지라 자세한 언급은 안합니다. 일단 진엔딩으로 가면 주인공은 자신에게 그럴 자격이 없다며 부정하는데, 요는 1000명을 살리기위해 100명을 살육해라.....라는게 정당하냐 이겁니다. 아무리 포장해도 용서받을 수 없는 죄라는 점에는 부정할 수가 없는데, 문제는 100명 죽이는걸 망설여서 1000명이 몰살을 당한다는 점. 어떤 의미 제일 골때리는 주제인데 이 작품은 열혈물이 아니죠. 그렌나간으로 묘사하자면 시몬이 지구를 말아먹고 결과적으로 로시우의 행위가 옮았다는 이야기. 사실 집단의 장으로서는 부정하기도 힘듭니다.




- 뭐, 결론적으로 따져서 이 작품에 해피엔딩따위는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사이좋게 전부 지옥으로 일직선이라.(좋은 의미에서도 나쁜 의미에서도) 결국 구원받은 이도 없고, 구원해야하는 인간도 없이 사이좋게 길동무. 다만 작중 자신이 옮은지 틀린지에 대한 고민이나 망설임, 그리고 선택의 기로에 선 이들의 내면심리 묘사는 걸작.

주인공인 카게아키가 찌질해 보일 수도 있지만 나중에 모든 진실이 밝혀지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남의 뒷처리나 하다 원하지 않는 인생을 선택하게 된 카게아키가 불쌍하지기까지 함.

정말 눈물나는 부분 중 하나는 보통 악역이나 비호감적인 인물이 하나 둘 씩은 있기마련인 다른 작품과는 다르게 이 작품에는 그런거 없습니다. 가장 악당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이 유사 동심이라는 땡중인데 남이 뭐라하든 생까고 자기 할일만 하는 바람직한 악당상에 적, 아군 가리지 않고 상대의 사상에 공감하거나 조언을 주는 대인배라........오히려 아군보다 적이 더 호감가는 경우가 더 많을 정도입니다.

진짜 어떤 캐릭터든 겉과 속을 전부 까발리기 깔 부분 찾기도 힘든지라.......윤리적으로 어떻든간에 자기자신에게 충실한 인간을 무슨 방법으로 까겠습니까.(먼산)




-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이라면............누가 니트로 아니랄까봐 성우진 하나는 역시 탄탄합니다. 처음 듣는 성우도 몇몇 있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성우에 투자를 많이하는 니트로다보니 연기하나하나가 일품. 등장성우도 좀 걸걸한 성우가 많은데 일단 제가 알아들은 제대로 성우는 고토 유코, 미도리카와 히카루. 그 외에 자주 듣던 목소리가 다수 있었는데 이름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보니........;;;; 일단 각 장마다 엑스트라로 퇴장하는 엑스트라에 마키 이즈미가 다수 있었고, 그외 익숙상 성우가 다소 포진해있었음.

여하튼 하드보일드나 비극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추천합니다. 다만 열혈이나 전투신, 순애, 혹은 이런 계통에 내공이 약하신 분들은 절대 접근 금지. 특히 전투신이 큰 문제인데, 박력도 있고 CG사용도 적절한 반면, 간단한 상황에 쓸데없는 설명이 지나치게 많다보니 이전보다 퇴화했다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제가 이 작품을 S급으로 평가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전투신이라............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