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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좋았습니다. 네, 제작 발표가 말이죠.
- 제가 AB!를 처음 접하게된건 G'S매거진이 처음입니다. 제작초기때 G'S에서 매달 광고를 때리기도 했고(하루히 분위기의 그거), G'S매거진과의 연계로 Track Zero, 4컷 만화가 연재되기도 했으니까요.(4컷은 현재진행형) 거기다 어둠의 세계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신사쿠라이 하루미카자네가 처음으로 오리지널 TVA데뷔라는 점도 눈길을 끈 이유 중 하나.
그 외에도 제작사가 P.A.WORK라거나 시나리오 라이터가 마에다 준이라는 점도 이 작품을 주목하게 만드는 이유중 하나였죠.
P.A.WORK는 트루티어즈나 카난으로 엄청난 퀄리티의 작화를 보여주었고, 마에다 준이야 ONE을 시작으로 KEY사의 여러 작품들의 스토리라이터를 맡았으니 이 둘의 조합으로 당연히 그에 걸맞는 작품이 나올거라고 대다수의 분들이 생각하셨다고 봅니다. 그리고 저도 그 중 하나였고.
특히 P.A.WORK는 괴물작화와는 다르게 시나리오 부분에서 지적받는 일이 많아서 마에다 준의 합류는 기대치를 올리기 충분했습니다. 거기다 요미우리 1면 광고라는 대형떡밥과 P.A.WORK의 사운을 건 프로젝트라는 제작진의 발언은 기다리는 이들의 기대심리를 부풀리기에 충분했죠.
그래서 결과물은.........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대참사입니다. 물론 장점이 전혀 없는 작품은 아닙니다만......방영전 그렇게 기대심리를 부풀린만큼의 기대치에는 보답하지 못했죠. 오히려 P.A.WORK나 마에다 준의 네임드를 생각하면 대 참사라고 할 수 있을 정도.
문제점이야 명백합니다. P.A. 역대 최저를 자랑하는 작화수준, 4컷만화나 Track Zero라는 서브매체에 지나칠 정도로 의존하는 배경설정, 구멍이 숭숭 뚫린채 에피소드별로 연결이 되지않고, 과정없이 결과만을 떠넘기는 감동......
하지만 그 이상으로 마에다를 비롯한 스탭진 전원의 문제입니다. 아, 물론 이런 해답으로는 실제 제작진의 잘못이 없는 작품이 얼마나 있겠냐고 반문하실 분들도 계시겠죠. 그런데 솔직히 이 표현 이외에는 뭐라 답할 말이 없습니다.
여기에 방영도중 이루어진개드립제작진 인터뷰의 떡밥질로 제 무덤 파는 짓까지했죠. 7화 방영이전 스탭진의 “제7화는 전체의 82% 정도를 차지합니다”라는 발언을 비롯해 AB!를 보는 분들중 50% 정도는 한번쯤 보신적이 있을겁니다.(유이, 히나타의 복선 발언쯤 오면 화도 안납니다. 기가 막힐뿐.)
이중 작화문제에 대해서는 나름 옹호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P.A.에서 제작한 트루티어즈나 카난의 작화의 퀄리티가 지나치게 높았던 것이고, 오히려 객관적인 시점에서 타 작품과 비교했을때 무난한 수준이라는 말이죠. 저도 이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개인적으로 동화가 어색하다는 지적을 하긴 했습니다만 작화 퀄리티 자체는 평균치를 좀 웃도는 수준인지라.
P.A. 과거작품의 작화를 보면 TVA이면서도 작붕은 커녕, 일부에서 극장판 작화라 불릴 정도로 괴물작화를 자랑했습니다만, 매주 방영해야하는 TVA에서 이런 작화가 지속되는건 시간도 공도 많이 들고, 수익성도 보장받지 못하죠. 제가 이런말하는 것도 우습지만 솔직히 TVA보는 사람들중 모두가 BD/DVD를 구입하는건 아니잖아요?
작화 문제만큼은 언젠가 터질 문제였고, 이게 어쩌다 AB!에서 터진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쿄 애니를 예를 들면서 반문하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는데, 쿄애니도 클라나드나 케이온에 와서는 작붕으로 인한 비난이 들려오는 판이고(개인적인 판단을 내리자면 작품평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지만), 사실 괴물작화니 포스트 쿄토니해도 애초에 P.A.WORK와 쿄애니는 회사 규모에서 상대도 안됩니다. 업계사정을 잘 모르는 저도 알고있는 사실인데 자세히 아시는 분 앞에서 이런 말하면 역관광당함. 오히려 초기작인 2작품에 한정이라고해도 저 정도 작화를 유지한 P.A.WORK의 노력이 대단하다고 봐아죠.(성공여부는 제쳐두고서라도)
그런데 이것이 AB!가, 아니 P.A.WORK 까일 이유가 되지않느냐.....라고 질문하신다면 대답은 NO. 앞에서 실드쳐놓고 이런말하니 좀 어이가 없으실지도 모르겠는데, 작화 품질이 떨어졌다는게 문제가 아닙니다. 언젠가 터질 작화 문제가 왜 하필이면 AB!에서 터졌냐는게 문제죠.
보충설명하죠. AB! 방영전에 뜬 요미우리 1면광고. 알려진바로는 요미우리 1면 광고를 싣는데 드는 비용은 약 4억원이라고 합니다. 이것도 그나마 도쿄한정이고, 전국에 싣을 경우에는 6억이라고 하더군요. 상품을 팔기 위해 광고때리는게 나쁜 일이냐고요? 아닙니다. 당연한 일 가지고 뭐라 할 생각 없어요. 그도 그럴게 AB!는 P.A.WORK의 사운을 건 일대 프로젝트잖아요? 광고에도 세심한 신경을 써주는게 당연합니다.
자, 그럼 저렇게 막대한 광고비를 투자하고, P.A.WORK의 사운까지 내세운 AB!에서 때마침 작화 퀄리티 문제가 터진데에 대한 변명을 좀 해보시죠?
이전 작품들과 동일한 작화를 내놔도 "과연 P.A."라는 당연하다는 반응밖에 이끌어내지 못하는 상황인데. 사운드립까지하면서 정작 내놓는 작화가 이 모양이라는건.........솔직히 넌센스라고 밖에는.
뭐, 작화문제는 이쯤하고 가장 크게 지적받는 스토리와 설정문제로 넘어가보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초보 시나리오 라이터 마에다 준의 문제와 이걸 커버해주지 못한 P.A.WORK의 실수가 겹친 참사라고 봅니다.
여기서 초보 시나리오 라이터라는 부분에 대해 의아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에다 준은 앞에서도 언급했듯 수많은 작품의 시나리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프로 시나리오라이터니까요. 뭐, 어느쪽도 틀린말은 아닙니다. 마에다 준은 미소녀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로서는 프로입니다만, TVA 시나리오 라이터로서는 생초짜니까요. 그 동안 마에다 작품이 많이 TVA화 되기는했습니다만, 어디까지나 게임으로 나온 작품이 TVA로 컨버전된것에 불과하고, 시나리오 라이터로서 직접 나선게 아니죠. 반면, 이번 AB!는 TVA 오리지널, 즉, 마에다가 처음으로 TVA 시나리오 라이터로서 모든걸 책임지는 형태로 나온겁니다.
그런데 스탭진 블로그에서 흘러나온 말에 따르면 마에다가 써온 물건은 TVA 1쿨용 시나리오가 아니었습니다. 당연히 당초 기획에 맞는 시나리오가 나올줄 알았던 PD는 그 이후 부랴부랴 이 시나리오를 수정해서 지금의 시나리오가 되었다는 말이 있죠. 실제 마에다 본인의 블로그에서도 잘린 내용이 지나치게 많다는 불만섞인 글이 올라오기도 했고.
이 작품 보면서 제가, 그리고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신 부분인 "이 작품이 2쿨이라면 이 정도로 막장은 아니었을텐데"라는 지적도 완결된 지금 생각하면 핀트가 어긋난 지적. 1쿨이나 2쿨이냐의 분량을 따질 문제가 아닙니다. AB!는 기획단계에서 1쿨 예정의 작품이었으니까요. 제작을 시작하면서 1쿨로 정해진게 아니라 처음부터 1쿨예정이었다고요. 그렇다면 처음부터 1쿨이라는 분량에 걸맞는 시나리오를 짜오는게 당연한거 아닙니까? 솔직히 이 부분은 실드쳐주기 힘들어요.
결국 마에다 본인부터 TVA에 맞는 시나리오가 아닌, 게임 시나리오 쓰는 감각으로 스토리를 써내려왔단 소리고, P.A.WORK는 마에다가 알아서 잘 해줄거라고 생각하고 이걸 방치해왔단 이야기.
게임과 TVA, 준비한 이야기를 제약없이 마음껏 내세울 수 있는 게임과 3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에서 가능한 효과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내야하는 TVA의 차이점은 제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겠죠.
결국 기획된 1쿨 TVA용 시나리오를 써오지 못한 마에다 준의 잘못이요, 이걸 미리 예측하고, 커버해주지 못한 P.A.WORK의 잘못.
앞에서 스토리, 설정적으로 많은 부분을 지적했지만 결국 이걸로 모든게 직결됩니다. Track Zero나 4컷에의 지나친 의존도도 실질적으로는 이 문제에서 파생된 것에 지나지 않음. 그도 그럴게 본래라면 TVA에서 표현했어야할 요소를 죄다 이쪽으로 돌려버렸으니 TVA만 보는 사람들은 갑툭튀하는 설정에 정신을 못차리는겁니다. 현 시점에서 Track Zero도 4컷도 G'S매거진을 구입해야하는데 솔직히 요즘들어서는 저도 매달 안사봄.
감동문제도 이 문제의 연장선. 전 솔직히 AB!의 감동 자체가 재미없지는 않았어요. 일부에서 식상하다는 소리를 듣긴합니다만 그래도 왕도라는게 있잖습니까? 설령 식상하고 뻔한 장면이라도 감동을 느낄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봄. 실제 10화, 11화는 많은 분들이 열광했고, 저도 꽤 좋았다고 보니까요.
다만 6화의 나오이처럼 감동적인 장면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게 왜 감동스러운 장면인지 이해를 못하는 상황이 나오면, 시청자는 어떤 반응을 보여야할까요. 물론 빠진 부분은 시청자의 상상으로 채워넣을 수도 있습니다만 그러면 시청자들보고 TVA보면서 SS쓰라는 말임?
뭐, 그래도 여기까지했다면 단순히 기대치에서 벗어난 작품이라는 평과 마에다와 P.A.WORK의 실패와 부족함을 성토하는 시점에서 끝났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것만으로 끝나지않았다는걸 알죠. 앞에서도 언급했던 방영내내 블로그에 갱신된개드립스탭진 발언들.
앞에서도 언급한 “제7화는 전체의 82% 정도를 차지합니다”라는 발언. 결국 스탭진의 생일이 8월 2일이라 82%라는 어처구니없는 변명으로 지나가버렸고, 히나타와 유이 커플링이 너무 갑작스럽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마에다 본인이 "ED영상에서 히나타와 유이가 붙어있는게 복선"이라는 기가 막히는 발언까지 나왔죠. 그 외에도 이것저것 있습니다만........뭐, 결론적으로 스탭진의 떡밥질로 제 무덤을 판거라고 봅니다. 비판여론이 거세진건 사실 이 떡밥질이 더 커요.
뭐, 완결난 현재 개인적으로 말하자면.........전 마에다가 이것만으로 포기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번 사태는 마에다 준에게 있어서 여러가지로 악재입니다만, 반대로 큰 경험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얻은 경험을 잘만 이용한다면 향후 TVA에서 새롭게 거듭나는 것도 불가능은 아니라고 봄.
반대로 P.A.WORK에 대해서는..........솔직히 걱정도 되지만 좋게 보기도 힘듭니다. AB!로 인해 동종업계 내에서도 수많은 비판을 듣고있는데다가, 중반부터 터진 스케쥴 문제등..........광고와 작화문제도 마에다 준 네임벨류에 편승하려는 움직임이 너무 강했다고 봅니다.
결국 중반부터는 제작 스케쥴이 붕괴한데다가 적자까지 나버리고, 이걸 하청으로 겨우 하청으로 땜질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죠. 현재 BD/DVD는 오리콘 판매량 1위를 차지하는 등 상당한 호조입니다만...........이게 진짜 P.A.WORK의 힘으로 팔린건지, 아니면 마에다와 P.A.가 이전까지 쌓아온 네임벨류와 팬층으로 팔아먹은건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할 겁니다.(일부에서는 요미우리 광고건으로 워낙 지출이 심해 판매량이 흑자라도 회사로서는 큰 이득이 되지않을거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전 카난의 경우도 수익성이라는 측면에서는 워낙 죽을 쒔다는 이야기니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솔직히 다른 의미에서 제 2의 곤조가 되지 않을까요. P.A.WORK에 대해서는 향후를 잘 지켜봐야할 듯.
PS. 일단 언급해두는데 전 마에다는 커녕 키빠도 아닙니다. 전 클라나드는 TVA로 접했을 뿐더러 AF는 보지도 않았음.
PS 2. 최종화 본 이로서 한마디만하자면 오토나시 개자식. 카나데 관련 설정이야 다른 문제도 많으니 그냥 그러려니하고 넘어가겠는데, 남들 다 성불시키고 개드립치는 저 행태만큼은 용서할 수가 없음. 덕분에 기껏 감동적이었던 성불신의 분위기가 땅에 떨어졌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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