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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에로게

오니우타 클리어 감상

by 고독한 밤 2009.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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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직도 연재소식이 안들리는걸까요......






체험판을 했을때는 개그가 적당히 섞이면서도 진지한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을까 했는데, 전혀 방향이 틀린 방향으로 날아갑니다. 후반 스토리전개시는 정말 충공깽 급의 충격을 받았음. 이 작품에서의 중심 키워드는 집착과 사랑, 행복의 세가지.

그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집착입니다만, 저 세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어느게 딱히 중요하다고 하기는 꼭 집어 말하기가 힘들군요. 히로인 별로 약간 비중이 차이난다는 점이 차이점? 일단 이 아래부터는 다소의 스포가 존재합니다. 게임을 하지 않으신 분들께서는 주의해서 읽으시길.


일단 가슴 따뜻해지는 전기물을 떠올리는 당신, 기대를 버리세요.
이 작품, 전기물 치고는 뒷맛이 엄청 찝찝한 계열에 속하는 작품입니다. 타 게임과 연결하자면 이츠소라 산 루트 정도? 보통 전기물에서는 최후의 최후에 서로를 믿는 마음과 사랑으로 극복한다는 정신론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이 작품에서는 그런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문제 해결방법이라는게 존재하지 않아요. 보통 타 게임의 주인공이라면 결정적으로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카드 한두가지는 가지고 있게 마련입니다만, 오니우타의 주인공에게 그런건 없습니다. 객관적으로 봤을때 주인공은 철이 덜 들었을 뿐, 그럭저럭 유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만, 반대로 작품내 벌어지는 사건을 해결하기에는 철저하게 무력합니다. 주인공에게는 그저 히로인에게 손을 내미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일이 철저할 정도로 없습니다. 주위 사람들도 마찬가지.

작품내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열쇠가 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히로인들뿐입니다.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그 등을 밀어주는 것일 뿐, 그 외의 행동은 할 수 없죠. 반면, 히로인들은 각각 사건해결에 중요한 열쇠를 가지고 있음에도 철저히 무능합니다. 능력적으로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단순히 안절부절하는 수준이 아니라 사건을 악화시키는 것부터 시작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지고오는 등의 사건을 수렁으로 만드는데 크게 일조합니다. 물론 사건 뒤에 흑막이 있기 마련입니다만, 그 이상으로 결정적인 스타트를 끊는게 히로인들인만큼 그녀들이 일으키는 사건의 파급력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동시에 사랑에 대한 것도 좀 생각해보게하는 작품인데........네, 이 작품의 히로인들이 보이는 사랑의 형태는 극히 이질적입니다. 굳이 따지자면 코드기어스의 로로같은 포지티브 얀데레형인데, 그 행동은 정말 극단적입니다. 친동생에 대한 사랑이 너무 극심해서 결혼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남동생을 붙잡아두기위해서 무능해지다 못해 인간관계까지 망가뜨리는 친누나, 주인공의 고백을 뿌리쳤음에도 끝없이 스토커 행위를 일삼는 선배, 비극적인 경험으로 인해 한번 얻은 행복을 놓아주지 못하고, 결국 과도한 집착심을 보이는 신님. 물론 제 각각의 사정이 있습니다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그녀들의 사랑의 형태는 상당히 이질적이죠. 결국 이 포지티브 얀데레가 본의아니게 사건을 악화일로로 만들거나, 네거티브 얀데레로 변모하는 모습까지 보이는등 정말 아슬아슬한 일선을 걷고 있습니다. 물론 히로인들의 주인공에 대한 마음은 한결같습니다만, 사랑이라는 이유만으로 용서되는 일선이라는건 과연 어디까지일까요?

이건 극중에서 나오는 행복이라는 주제에도 연결됩니다. 사실 궁극적으로 각 히로인들은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 뿐으로, 어쩌다 그 범위에 주인공이 들어가게 되었을뿐에 지나지 않습니다. 행복을 추구하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죠. 하지만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 타인의 인생을 뒤흔드는게 과연 옳은 일일까요? 뭐, 세상사 올라가는 인물이 있으면 내려가는 인물도 있기 마련입니다만, 단순히 그것만으로 생각하기에는 무겁습니다. 이 작품에서 뒤흔들어지는 인생은 다른 누구도아닌 히로인들에게 사랑받고 집착을 받는 가장 소중한 인물, 바로 주인공이니까요. 여기서 주인공의 행복은 어디있을까요? 자신의 주관대로 선택하며 살아가는 일상? 아니면 자신이 원하는 인물에게 일생사로잡혀 사는 일상?

누구나 행복을 원하고, 또한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인물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히메카를 신으로 만들었죠. 하지만 이것은 결국 히메카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 비극으로 치닫고, 그것은 현대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이야기가 비극으로 치닫게 하는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행복해지고 싶다는 소망과 히메카의 타인이 행복해졌으면한다는 구상입니다. 하지만, 한 개인의 행복이라는 것은 절대 다수의 행복에 연결되는 것은 아니죠. D.C.의 소원을 이뤄주는 벛나무도 그렇지만, 모든 사람의 소원을 일방적으로 들어준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생각입니다. 올림픽을 위해 경쟁하는 후보선수 두 사람이 있습니다. 둘 다 똑같이 노력하지만 결국 한사람은 낙오해야하죠. 여기서 한 사람의 행복은 한 사람의 불행을 뜻합니다. 물론 다음이라는게 있을 수 도 있지만, 이번밖에 기회가 없는 절실한 상황이라면 대체 누구의 소원을 이뤄줘야할까요?

이 작품의 진 엔딩은 신인 히메카와 누나인 코하루 루트를 클리어하면 등장하는 아야코 루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루트도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은 없습니다. 한명의 행복을 위해서는 다른 한명의 불행이 필요하다는 절대법칙이 있고, 불행해지는 인물의 감정이 폭발해 결국 비극으로 치닫게 되니까요. 결국 하나를 버릴 수 밖에 없다는 건데.......네, 뒷맛이 엄청 씁쓸합니다. 아야코 루트는 그나마 좋은 방향으로 끝나지만, 결국 희생이 나오니까요.




뭐, 이리저리 길게 언급했지만, 가볍게 잡기에는 힘든 물건. 나름 작품을 진지하게 잡으시는 분께는 추천합니다. 히로인들이 하나같이 제정신이 아닙니다만, 단순히 얀데레물이라고 일축하기에는 힘든 물건. 사실 얀데레를 주제로 이렇게 생각해볼 만한 작품을 만든 것 자체가 놀랍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얀데레물이라고하면 등장인물의 극단적인 행동으로 인한 임팩트를 노리는게 보통이지만 이 작품은 임팩트 자체보다는 스토리 전개에 더 신경쓰게 만드는 작품.

개인적으로는 못 만들었다고하기에는 존재감이 너무 크고, 잘 만들었다고 하기에는 뭔가 모자란 느낌이지만, 얀데레 물 중에서는 한번쯤 잡아볼 만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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